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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러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과제(국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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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 방향 5] 모듈러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과제
국토연구원 “모듈러 주택, 안정적 공공발주·표준화·제도개선이 핵심”
- - 모듈러 주택, 신속한 주택공급 수단으로 정책적 역할 확대
- 2027~2030년 2만호 공공 모듈러주택 발주계획…안정적 수요가 산업 성장의 핵심
- 통합발주·제작업체 지위·공업화주택 인정제도 등 기존 건설제도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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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연구원이 모듈러 주택을 신속한 주택공급을 위한 주요 정책수단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고, 시장 활성화를 위해 안정적인 공공발주와 표준화, 기존 건설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국토연구원 이윤상 연구위원은 2026년 9월 발간된 월간 『국토』 제539호의 특집 「모듈러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과제」에서 국내 모듈러 주택의 현황과 성장 가능성을 분석하고, 공급 확대를 가로막는 구조적 제약요인과 정책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신속한 공급뿐 아니라 품질·안전·환경 측면의 장점
보고서는 모듈러 주택을 창호, 벽체, 전기배선, 배관, 욕실, 주방기구 등 주택 구성요소를 박스 형태의 모듈로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설치하는 방식으로 설명합니다. 「주택법」상 공업화주택 가운데 박스 형태의 모듈을 활용한 방식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장점은 공사기간 단축입니다. 기존 현장건축은 여러 공정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반면, 모듈러 방식은 터파기와 기초공사를 진행하는 동안 공장에서 모듈을 동시에 제작할 수 있습니다. 공장 내부 작업은 날씨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기 때문에 기상 악화에 따른 공사중단과 지연도 줄일 수 있습니다.
품질 측면에서도 공장의 일정한 작업환경과 장비, 정해진 생산공정을 활용함으로써 현장시공보다 품질을 일정하게 관리하기 쉽고 완성된 모듈의 품질검사에도 유리하다고 보고서는 설명합니다. 현장 작업량 감소에 따라 안전사고와 소음·분진, 폐기물 등 건설현장의 환경부담을 줄일 가능성도 제시했습니다.
모듈러 시장은 성장했지만 아직 주택시장 내 비중은 낮아
국내 모듈러 건축은 2003년 학교 증축을 시작으로 학교와 군시설 등 소규모 공공건축물에서 먼저 적용됐습니다. 이후 공릉 희망하우징, 가양동·천안두정 행복주택을 거쳐 2020년대에는 광양생활관, 용인영덕 행복주택, 세종 6-3생활권 행복주택 등 중고층·대규모 공동주택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보고서는 의왕초평과 하남교산 사업이 완공될 경우 20층을 넘는 고층 대규모 모듈러 공공주택 단지가 공급될 예정이라고 설명합니다.
국내 모듈러 건축·주택시장의 성장세도 주목했습니다. 보고서에 수록된 자료에서는 2003~2024년 국내 철강 모듈러 건축·주택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36.9%로 제시하고 있으며, 2030년 시장 전망치는 약 3.7조원으로 나타납니다. 다만 이는 철강 모듈러 건축·주택시장을 대상으로 한 전망으로, 전체 모듈러 주택시장이나 특정 구조방식의 시장규모와 동일하게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보고서는 국내 모듈러 공동주택 시장에 대한 공신력 있는 통계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2026년 9월 기준 LH가 12개 지구 2,261가구의 모듈러 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공공부문이 모듈러 시장의 초기 수요를 만든다
보고서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공공발주의 역할입니다. 국토교통부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총 2만호의 모듈러 공공주택을 발주할 계획이며, GH 역시 2030년까지 1만 개의 모듈 공급계획을 발표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합니다. GH 계획을 세대당 3~4개 모듈로 가정하면 약 2,500~3,333호에 해당합니다. 2026년 8월 정부가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역시 수도권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공급속도를 높이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그러나 단순히 발주물량을 늘리는 것만으로 산업이 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고서는 매년 구체적인 발주물량을 사전에 확정해 제작업체가 공장 가동과 생산계획을 미리 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즉 모듈러 산업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조가 중요합니다. 안정적 발주 → 생산계획 수립 → 공장 가동률 상승 → 반복생산 → 규모의 경제 → 원가경쟁력 개선 이는 일반적인 현장건설보다 제조업에 가까운 모듈러 산업의 특성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아직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가격’
보고서는 국내 모듈러 주택이 아직 전통적인 철근콘크리트 방식보다 공사비가 약 30%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뒤이어 제약요인을 분석하면서도 모듈러 주택 공사비가 기존 RC 구조 대비 약 130% 전후에 형성돼 왔으며, 최근까지 격차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핵심 원인은 기술 자체보다 생산구조에 있다는 분석입니다. 자동차나 가전제품처럼 표준화된 상품을 반복적으로 대량생산해야 제조업의 원가절감 효과가 나타나는데, 국내 모듈러 주택은 아직 충분한 시장규모와 표준화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사업마다 설계가 다르고, 제작사마다 부품과 접합방식·생산방식이 서로 달라 반복생산의 효과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책과제 ① ‘표준화’가 원가경쟁력을 결정한다
보고서는 모듈러 주택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핵심과제로 개방형 표준체계를 제안합니다.
표준화 대상은 단순한 평면에 그치지 않습니다. 설계 → 부품 → 접합부 → 생산공정 → 시공공정 전체를 표준화하고 이를 성능인증과 품질관리, 공공조달 기준까지 연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표준평면을 적용한 공공주택을 반복적으로 발주할 경우 설계를 매번 새로 하지 않아도 되고, 부품 호환성을 높일 수 있으며, 생산라인의 가동률을 높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합니다. 이는 모듈러의 경쟁력을 단순히 현장에서 빨리 설치하는 기술이 아니라, 같은 품질의 주택을 반복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제조시스템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정책과제 ② 모듈러에 맞는 ‘통합발주’가 필요하다
보고서가 제시한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기존 공공공사의 분리발주 방식입니다.
현재 공공공사에서는 전기·정보통신·소방시설공사가 각각 분리 발주됩니다. 그러나 모듈러 주택은 전기배선과 배관, 소방설비 등을 공장에서 구조체·내장재와 함께 미리 설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존 분리발주 원칙을 그대로 적용하면 본래 공장에서 설치할 수 있는 설비를 별도의 전문업체가 현장에서 다시 시공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공장제작률 하락 → 현장공정 증가 → 공사비 상승 → 품질관리 복잡화로 이어져 모듈러의 장점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입니다. 따라서 보고서는 모듈러 주택을 적용하는 공공사업에서는 통합발주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명확하게 제안합니다. 이 부분은 기술 개발 못지않게 중요한 정책과제입니다.
공장에서 최대한 완성한 뒤 현장에서는 설치·접합을 최소화한다는 모듈러의 기본 원리가 발주제도 때문에 오히려 제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책과제 ③ ‘모듈러 제작사’의 법적 지위를 명확하게
모듈러 산업은 제조업과 건설업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건설업 제도에는 모듈의 공장제작과 현장설치를 함께 담당하는 제작사의 역할을 독립적으로 포괄하는 전문건설업 업종과 등록기준이 명확하게 마련돼 있지 않다고 보고서는 지적합니다.
모듈러 제작사는 실제로: 구조체 제작 → 설비 설치 → 마감 → 품질검사 → 운송 → 현장 설치까지 수행할 수 있지만, 제도적으로는 기존 건설업의 업종과 계약구조에 맞춰 사업에 참여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향후 모듈러 제작·시공의 전문성을 반영한 업종·등록기준 또는 이에 준하는 참여·책임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정책과제 ④ 공업화주택 인정도 ‘제품’에서 ‘생산시스템’ 평가로
현행 「주택법」에는 공업화주택 인정제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현행 인정제도가 공장제작 → 운송 → 현장 설치·접합으로 이어지는 모듈러 주택의 전체 생산과정을 충분히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에 따라 향후 인증체계에서는 단순히 완성된 주택의 성능만 볼 것이 아니라:
- 공장의 생산설비
- 제조·품질관리 능력
- 운송 품질
- 현장 설치·접합 품질까지 통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여기에 인허가 간소화·금융지원·용적률 완화 등 실제 사업과 연결되는 인센티브를 강화해 인증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습니다.
결국 목표는 ‘공공지원 없이도 성장하는 민간시장’
보고서의 결론은 단순히 정부가 모듈러 주택을 계속 발주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초기에는: 공공발주 확대 → 표준화 → 제도개선 → 산업기반 형성이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민간 제작업체가 표준화와 기술개발, 사업역량을 축적해 공공지원에 의존하지 않는 민간 모듈러 주택시장을 형성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합니다. 즉 공공발주는 목적이 아니라 산업의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기 위한 초기 마중물이라는 의미입니다.
엔알비 인사이트
국토연구원의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할 점은 모듈러 주택 활성화의 핵심을 단순한 기술개발이나 공사기간 단축에 두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보고서가 반복적으로 제시하는 핵심은 안정적 물량·표준화·생산체계·발주제도·제작업체의 역할·품질인증입니다. 이는 모듈러 건축을 기존 현장건설의 또 다른 공법으로 보기보다 공장에서 반복 생산하는 제조형 건설산업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공공주택의 지속적이고 예측 가능한 발주가 이루어지고, 설계·부품·접합부가 표준화되면 제작사는 프로젝트마다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고 생산라인을 변경하는 대신 반복생산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기·통신·소방을 포함해 공장에서 수행할 수 있는 공정의 범위를 확대하고, 공장제작부터 현장 설치·접합까지 하나의 품질관리체계로 연결하는 제도적 변화가 병행돼야 모듈러 본래의 생산성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엔알비는 이러한 정책논의를 특정 사업의 수주 가능성과 직접 연결하기보다, 모듈러 산업이 단순한 ‘신공법’에서 표준화된 주택 생산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 기반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중요한 논의로 보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모듈러 주택의 경쟁력은 얼마나 빨리 설치하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얼마나 표준화하고,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장을 가동하며, 얼마나 일관된 품질로 반복생산할 수 있는가. 국토연구원의 이번 보고서는 앞으로 국내 모듈러 주택산업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가 바로 여기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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