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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강건우 엔알비 대표 "모듈러 패러다임 전환, 건설의 제조업화 견인"(2025-07-08,더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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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강건우 엔알비 대표 "모듈러 패러다임 전환, 건설의 제조업화 견인"
IPO 기점으로 공동주택 범주 확대, 해외진출 '힘싣기'
"모듈러 역량을 앞세워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다. 사회적 변화로 주거공간에 대한 요구가 점점 더 다양해지는 것은 물론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제는 구조 변경과 유지·보수가 쉽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장수명주택'이 요구되는 시대다. 이러한 변화에 엔알비의 프리캐스트콘크리트(PC) 라멘조 모듈러가 해답이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수출까지 보폭을 넓혀 모듈러를 건설업이 아닌 제조업으로 자리매김시키는 것이 목표다."
강건우 엔알비 대표가 최근 더벨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전한 말이다. 그는 모듈러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수 차례 강조했다. 전 직장인 포스코A&C가 2015년 모듈러부문을 정리하려고 했을 때도 마지막까지 사업 아이템을 이관받아 연구개발을 진행했던 인물이 바로 강 대표다.
시장에 엔알비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프로젝트로는 '고창고등학교 모듈러 교사'가 거론된다. 포항 지진의 여파를 달래주자는 취지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과 공동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포스코인터내셔널로부터 해당 사업의 저작권을 양수받아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섰다. 엔알비를 대표하는 모듈러 교사 브랜드 '브릿지스쿨'의 시작이다.
초창기 브릿지스쿨은 철골 모듈러 형태를 띄었다. 강 대표가 20여년간 몸담은 포스코A&C가 금강공업, 유창이앤씨와 함께 주요 철골 모듈러 전문 기업이기 때문이다. 해외 주요 모듈러 전문기업들도 철골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상태였다. 다만 강 대표는 재료 생태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 하에 변화를 모색했다.
강 대표는 "국내 학교와 아파트 대부분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PC 모듈러를 연구개발하기 시작했다"며 "원자재 수급이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소재가 주는 사용자의 심리적 안정감도 한 몫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골 대비 내화 성능과 층간 소음 차단에 강점이 있고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PC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PC 모듈러 개발과 함께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했다. 기존 브릿지스쿨(브릿지스쿨1)이 철골 모듈러 구조였다면 PC 라멘조 제품군인 '브릿지스쿨2'를 새롭게 선보였다. '경북소프트웨어고등학교 PC 모듈러 생활관'에는 기숙사·호텔 브랜드인 '브릿지스테이'를 적용했다. 초창기 임대 위주였던 매출원도 모듈러 판매까지 확대됐다.
다각화된 매출원은 지금도 엔알비가 기업공개(IPO)에 착수할 수 있던 원동력으로 꼽힌다. 엔알비는 2023년 이래 500억원대 매출외형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62억원 수준의 영업이익도 기록했다. 전년(121억원) 대비 영업이익이 48.8% 감소하기는 했으나 PC 모듈러 전환 과정과 신제품 개발이 맞물린 일시적인 비용 증가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엔알비는 견고한 수익성과 수주잔고에 힘입어 상장 요건을 무리 없이 충족했다.
IPO 이후에는 공동주택 부문의 비중이 크게 증가할 예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발표한 '2030 LH 탈현장건설공법(OSC) 주택 로드맵'과 궤를 같이 한다. 해당 로드맵에는 모듈러·PC 주택 발주량을 2023년부터 2025년까지 1000가구, 2026년부터 2029년까지 3000가구까지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극동건설 컨소시엄(극동건설·HJ중공업·서한·대저건설·엔알비)의 구성원으로서 LH 로드맵 1호 사업으로 통하는 약 900억원 규모의 '의왕초평 A-4블록'도 이미 수주한 상태다. 연면적 3만2855㎡에 통합공공임대 381가구가 모듈러 주택으로 공급된다. 엔알비는 해당 사업지에 국내 최고층인 22층 규모의 모듈러 주택 단독 제안해 LH 품평회를 통과했다. 현재 착공에 들어간 상태다.
본격적인 외형 확대가 예고되는 만큼 캐파 확충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공모자금 중 상당수가 전북 군산시에 위치한 제1공장에 PC 모듈러 라인을 확충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수도권에 제2공장도 준비하고 있다. 철골과 PC 모듈러를 모두 생산하는 제1공장과 달리 제2공장은 PC 전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LH 외에 정부가 추진하는 약 2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 과제에도 참여를 확정지은 상태"라며 "향후 모듈러 공동주택 시장에서 50% 수준의 점유율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강 대표는 "고층 모듈러 공동주택에 한해서는 엔알비만이 내진 성능을 갖춘 '중간 모멘트 접합 기술'을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며 "저층 모듈러 공동주택에서 일부 경쟁이 예상되지만 고층 분야에서는 사실상 경쟁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엔알비의 다음 목표는 해외 진출이다. 엔알비는 2021년 현지기업과 미국형 모듈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2023년 4월에는 미국 서부 지역에 200모듈 규모의 제작의뢰(LOI)도 송부받았으나 발주처의 사정으로 지연되는 상태다. 엔알비는 타깃을 바꿔 연내 미국 동부 지역에 지사를 설립하기 위한 밑작업에 들어갔다.
강 대표는 "IPO 이후 캐파 확대와 함께 가장 공을 들이는 영역이 바로 해외 진출"이라며 "전형적인 로컬 산업이던 건설업이 제조업으로 전환될 시 표준화된 제품을 기반으로 수출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국내 공동주택 가운데 3기 신도시 중심의 수요에 당분간 집중하겠지만 제조업화를 통해 해외 시장으로 보폭을 넓힐 방침"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호텔 등 다양한 모듈러 제품군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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